티스토리 툴바

블로그 이미지
권민수
단순한 sight보다 insight를 얘기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96년부터 기자로 활동하기 시작. 현재 밴쿠버조선일보 근무 중.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Notice

2011/09/26 17:19 일상다반사
한국에는 공인(公人)이라는 단어를 이상하게 적용한다.

다음 사전에 공인의 정의를 찾아보면, "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이 정의는 공무원이나 정치인에 해당한다. 그러나 연예인도 공인이라 한국에서는 그리 부르지 않는가.

다른 사전을 봤다.

한국어판 위키피디아는 공인을 "사회적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로서 그에 대한 품평과 비판이 표현의 자유에 의해 널리 허용되는 인물을 말한다"고.
이 설명이 많은 사람 생각 속에 있는 정의와 일치하는 듯 싶지만, 꼽씹어보면 묘한 정의다.

'사회적으로 널리 알려진'의 기준이 뭘까? 한 100만명이 그 사람 이름 알면 공인되나? 10만명은 어떤가? 1000명은? 저명을 기준으로 공인이라 한다면 그 기준 참 묘하다.

저명을 기준으로 삼으면 공인이 자의적으로 만들어 질 수도 있다. 사소한 실수도 자칫하면 인터넷 동영상으로 돌아 세계적 유명인사가 되는 시대기 때문이다. 평범한 사람이 타인의 악의에 의해 공인의 반열에 오를 수도 있다.

또 다른 부분, '품평과 비판이 표현의 자유에 의해 널리 허용되는'이 부분도 이상하다.

표현의 자유라 함은 법이 그어 놓은 선 안의 자유를 말할까 아니면 각 사람마다 들쭉날쭉한 인격이 정한 한도를 뜻할까?

전자라 하면 '널리 허용된다'고 할 것 아니다. 누구나 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아래 남을 비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후자라고 해도 '널리'는 이상하다.
'널리'는 사전의 정의에 쓰이기에는 주관적인 말인데, 객관적인 단어 행세를 하고 있다.'널리'는 빼야 맞다.

품평은 단어 선택의 실수라고 생각한다. '평가'라면 모르겠지만 사람은 '품평(品評)' 대상이 아니다. 그 사람의 작품이라면 모를까.

공인의 정의를 찾아나선 짧은 유희에서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공적(公適)'이란 표현 대신 공인이라는 단어를 가져다 쓰는 것 아닐까?

공적이라고 부르기에는 부정적인 느낌이 강하니까, 공적 취급하면서도 객관적인 행세를 하느라 공인으로 부르는 것 아닐까?

여론몰이로 한 사람의 인생 또는 인생의 상당한 부분을 깎아내리기 위해서,
또는 내가 소유하지 못하는 것은 그들도 소유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에서,
공인이라고 부르는 것 아닐까.
법에도 없는 내멋대로 긋는 금지선을 시민으로서 누릴 수 있는  활동 범위에 쳐두는 것 아닐까?
이런 요상하고 치사한 기준이 어딨는가?

시민의 권리는 시민 누구에게나 허용되야 한다.
만약 시민에게 허용된 행동이 보편적으로 사회에 해악을 끼친다면 법으로 금하면 된다.
그런 보편적 금지와 단속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기 때문일까?
공인이라는 낙인을 통해 사적보복이나 사적인 기준에서 모략을 가능하게 만들어 둔 것은 매우 위험해 보인다.

개인적으로 연예인은 공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만담, 음악, 연기 등을 통해 감동이나 재미를 주는 직업인이다.
한국처럼 부패도가 높게 평가된 나라에서 정치인도 공무원도 아닌 연예인을 공인 삼아, 그들을 향해 문제의식 던진다... 시간을 유용하게 보내는 방법은 아닌 듯 싶다.



P.S: 강호동 복귀시켜라. 난 안보지만, 우리 딸이 좋아한다. ㅋㅋ 세금신고 대행해준 사람 잘못이지...
P.S: 기자는 공인일까? 개인적으로는 공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세금신고를 공부해서 내 손으로 꼬박꼬박 챙겨왔다.
저작자 표시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상하게 적용하는 '공인'이란 단어  (0) 2011/09/26
나름 삶의 법칙 I  (0) 2011/08/13
피해 이상의 가해  (0) 2011/08/12
댓글 무대응 규정 I  (0) 2011/07/19
구성의 오류  (0) 2011/07/14
입장 없이 쓰는 기사  (0) 2011/06/06
posted by 권민수
2011/08/23 22:37 기사

기사 마감 후에도, 더 잘 쓸 수 있었는데 후회가 되는 기사가 종종 있다.


잭 레이튼 신민당(NDP)대표의 유언장 기사에서 오늘 그런 기분을 느꼈다. 그의 어투가 잘 살아나지 않고 번역투로 썼다.

http://www.vanchosun.com/news/main/frame.php?main=1&boardId=17&bdId=39502

레이튼 대표의 유언장은 생전에 그가 행한 연설처럼 만연체였다. 여러가지 사실과 목표를 쭉 늘어 놓고는 끝에 정점을 찍는다. “그러니, 우리 당을 지지하십시오”라는 식이다.


만연체 연설을 처음 들으면 마치 문장의 안개에 휩쌓이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이어서 문장이 하나 하나 의미있게 우리 두뇌에서 개념으로 해석되면서 “그래, 맞아. 그렇지”하고 동의하게 된다.


동의하고 있다보면, 화자가 최종적으로 내리는 결론에도 쉽게 동의하게 된다. “그러니 우리 당을 지지하십시오”라는 사실도 아닌 주장에 말이다. 만연체의 연역법이 레이튼 대표의 화법이었다.


보수당을 대표하는 스티븐 하퍼 총리의 하퍼는 레이튼 대표와 정 반대다. “보수당을 지지하십시오. 왜냐하면...”하는 식이다. 하퍼 총리의 연설은 간결체의 귀납법이다.


화법에 있어서 서구적인 면은 하퍼 총리가 훨씬 뚜렸하다. 레이튼 대표 화법에는 동양적인 면이 있다. 그의 부인이 중국계라 그런 것인지, 아니면 우연의 일치인지.


사실 만연체의 연역법은 아무나 쓸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논리의 헛점을 보이면 금방 공격당하는 정치인의 세계에서 아무렇게나 떠벌리는 수준의 만연체는 쉽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정연한 논리와 깊은 이해가 바탕이 되지 않고서는 레이튼 대표 식으로 연설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레이튼 식의 화자를 만나게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런 사람이 세상을 떠난 것이다.



저작자 표시

'기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체가 아쉬웠던 기사  (0) 2011/08/23
"나는 모른다"  (0) 2011/06/27
활인펜, 할인펜  (0) 2011/06/24
밝힐 수 없는 사정  (0) 2011/05/31
산행특집 쓰고 남는 메모에서  (0) 2011/05/13
posted by 권민수
2011/08/13 20:59 일상다반사
행복하거든 과시하지 말라, 불행한 사람의 질투로 불행해질 수 있다.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보라. 소망과 욕심을 구분할 줄 알게 된다.

미운 상대가 있으면, 그 미운 상대의 장점을 찾아 칭찬하라.

바빠지기 전에 정리하고, 바쁘게 보낸 후에는 정리하자.  일이 훨씬 수월해진다.

기억하지 못하겠거든. 잊기 전에 적어라.




저작자 표시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상하게 적용하는 '공인'이란 단어  (0) 2011/09/26
나름 삶의 법칙 I  (0) 2011/08/13
피해 이상의 가해  (0) 2011/08/12
댓글 무대응 규정 I  (0) 2011/07/19
구성의 오류  (0) 2011/07/14
입장 없이 쓰는 기사  (0) 2011/06/06
posted by 권민수
prev 1 2 3 4 5 ... 6 next